사실 금요일에 계속 신경쓰인 것이 있었다.
한 선임이 식사 중에 갑자기 나한테 "매운 거 잘 드세요?" 물어보는 것이었다.
계속 말이 없던 내가 신경쓰였던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아뇨 잘 못 먹어요"
"...."
... 잠깐의 침묵이 흘렀고
다행히도 다른 주제로 이야기로 넘어갔다.
하지만 그 때부터 나는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얼마나 뻘쭘했을까' '내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느끼게 한 것은 아닐까'
퇴근 길까지 계속 신경이 쓰였고, 그리고 이런 사소한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내가 싫었다.
사회 생활은 역시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오늘 출근 길, 마음을 다잡고
적어도 오해를 바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니저님 안녕하십니까!"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이 내 노력이었다.
여기에는 '그 때 내가 그런 행동을 했던 건 너를 싫어해서가 아니였어! 그냥 내가 긴장해서 그랬던거야' 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었는데
이게 느껴졌을리는 없겠지..
어쨌든 선임은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셨고, 적어도 내 마음은 편해졌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아니면 그걸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좋은 분이었던건지
같이 점심 먹으러 이동할 때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고
오늘 퇴근 후에도 다른 선임과 함께 셋이서 치킨을 먹으며 좀 많이 친해졌다.
오늘은 다양한 많은 선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 날이었다.
신입으로서의 내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평범한 대화였다.
이런 평범한 대화가, 내게는 큰 발전처럼 느껴진다.
내일부터는 다시 잔뜩 긴장한 신입 모드로 들어갈지도 모른다.
내일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